“기후위기 문제를 반드시 풀고 싶어요”

민들레 : 노무현의 뜻을 품은 청년 꽃씨 이야기
위선희 청년정치인

사료콘텐츠팀 2021.09.03 14:42 댓글 (2) 조회 (1,081)

민들레 두 번째 꽃씨는 대전에서 활동하는 위선희 청년정치인입니다. 위선희씨는 정의당 대전시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90년생 청년정치인인데, 기후위기와 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BTS를 만든 방시혁 대표가 ‘오늘의 나를 만든 건 8할이 분노’라고 말했던 것처럼 위선희 시민도 ‘기후위기를 막지 못하고 눈을 감으면 너무 후회되겠다’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정치란 게 늘 시민들의 입에 오르내리지만 실제로 참여하는 경우는 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위선희 시민은 카이스트에서 원자력과 양자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는데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위선희 시민이 어떻게 정당 정치에 참여했는지, 그리고 여성 이공계 전공자로서 생각하는 기후위기와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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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에서 만난 위선희 청년정치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정치활동가로 살고 있는 위선희라고 합니다. 대전에서 기후위기를 막고, 페미니즘을 보편화시키기 위해 뛰고 있습니다. 저에 대해 조금 더 말해본다면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어요. 그렇다고 원자력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고요, 방사선을 활용한 의료 기술을 연구했어요.

 

정당 정치를 시작한 과정이 궁금해요

두 가지 계기가 있었어요. 먼저 2016년 촛불시위, 이때 열심히 나갔었는데, 그걸 본 친구들이 그렇게 열심히 할 거면 아예 정당에 가입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정당에 가입했어요. 그 후 3년 정도는 당비만 냈는데 2019년에 박사 과정을 마치니 제 일에 대한 고민이 들더라고요.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 ‘지금까지의 커리어에 목매이지 않는 일’을 해보고 싶었죠. 그래서 정당의 오프라인 모임에 처음으로 나가봤습니다. ‘정당 정치’는 한없이 멀게 느껴졌는데 모임에 나가 보니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하나하나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해 나가는데, 정당 정치가 되게 제 것처럼 느껴졌어요.

 

지금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대전에서 스쿨미투,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어요. 스쿨미투는 2018년에 대전의 중·고등학생들이 교사로부터 폭언과 성희롱을 당한다고 폭로했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된 예방대책이 마련되지 않았어요. 지역에서 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어 1년이 넘게 1인 시위를 하고 있는데, 저도 거기에 함께 참여하고 있어요. 불매운동은 한 패스트푸드사에서 유효기간 스티커를 조작한 의혹이 있는데, 이걸 내부고발한 시간제근로자가 중징계를 받은 거예요. 심지어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모두 시간제근로자들에게 떠넘겨 여기에 대해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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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소재 패스트푸드점에서 불매운동을 펼치는 위선희 시민

 

얼마 전엔 노무현리더십학교 고위 5기 과정도 마쳤다고 들었어요. 리더십학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배우고 싶은 마음으로 참여했어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거든요. 누군가 ‘한 사람이 움직인다고 해서 세상이 바뀔 것 같냐’고 질문했을 때 저는 ‘바뀔 것 같다’고 대답하는 사람 중에 하나예요. 물방울 하나를 어딘가에 떨어뜨리면 그 파장이 결국에는 끝에 닿는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이 물방울을 어디에 떨어뜨려야 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저만의 정치를 찾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그때 노무현리더십학교에 대해 듣고 무조건 배우자라는 생각으로 신청했어요.

 

문제에 대한 답은 찾았나요?

완벽한 답은 찾지 못했지만 정당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이 확실하게 바뀌었어요. ‘민주주의 정당정치론’이라는 강의가 있었는데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에서 정당 정치는 어떻게 해야 하나?”는 질문에 너무 명확하게 답을 주는 거 있죠? “민주주의는 두 가지가 있다.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투표권을 주는 것.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우리 시민들이 까먹을 때가 있는데 숙의 과정을 통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너무 공감됐어요. 숙의하는 과정의 정점이 정당이구나, 정당이 제 역할을 못하면 나라 전체의 민주주의가 흔들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번엔 페미니즘에 대한 얘기를 해 볼게요. 처음엔 어떻게 접했나요?

페미니즘은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됐어요. 전 페미니즘이 처음엔 되게 차별적인 단어처럼 느껴졌어요. 여성만 들어있는 말이니까요. 그래서 친구와 논쟁이 붙었고, 그러다가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배울수록 제 인생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페미니즘 관점에서 봤을 때 ‘아 이런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하는 건가?’ 의문을 품게 됐고, 그게 확신이 됐을 때는 화가 났어요. 제가 받은 피해보다는 앞으로 계속 받을 후배, 선배들을 생각하니 더 화가 났어요.

 

정치를 통해 바꾸고 싶은 게 있을까요?

처음엔 사회를 거의 뒤엎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흔히 말하는 ‘탈코르셋*’ 운동도 해보고, 세게 나가야 한다, 붙어야 한다고 주장했었어요. 그런데 정당 정치를 시작하면서 지금은 사람들이 숙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더라고요. 이러다간 정말 큰일날 것 같았죠. 언론에선 ‘이대남**’이란 용어를 많이 쓰는데 저는 지금 20대 남성은 그 어느 세대보다 성평등에 관한 인식이 높다고 생각해요. 이들을 악마화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리고 성별로만 나눌 수 있는 문제도 아닌 게 20대 여성 중에서도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많아요.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페미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탈코르셋 : 긴 머리, 장신구, 섹스어필 하는 복장, 화장, 하이힐 등을 사회가 주입한 여성 억압이자 성적 대상화로 규정하고 이를 거부하는 운동

**이대남 : 이십대 남자의 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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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선희 시민의 가방에는 그동안 참여한 단체, 모임의 배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이번엔 기후위기에 대해 듣고 싶어요. 원자력 전공자의 대답이 기대돼요

자주 듣는 질문이에요. 사실 전 신한울 3·4호기 발전소 재건설 서명운동에 참여했었어요.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활동도 했었고요. 저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면 모든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이런 마음이 더 확고해진 게 지난 8월 9일에 IPCC란 곳에서 보고서를 냈어요. 여기가 기후위기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모인 곳인데, 향후 20년 안에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 상승할 수 있다고 해요. 원래는 2040년에서 50년 사이로 전망했는데, 그게 10년 앞당겨진 거죠. 우리에게 10~15년 밖에 남아 있지 않은 거예요. 이미 1.09도가 오른 상태고요.


그런데 궁금한 게 1.5도 오르는 게 그렇게 위험한 거예요?

이게 평균이라는 게 문제죠. 평균온도가 1도 오르면 국지적으로는 10~15도가 오를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에 다른 나라에서 58도까지 올라갔다는 뉴스가 나오는 거예요. 게다가 추울 때는 이보다 더 많이 떨어질 수 있고요. 더 문제는 폭염이나 혹한이 지속되면 가장 피해보는 이들은 사회적 약자라는 거예요. 돈이 없으면 쪄죽고 얼어죽는다는 건데, 국가가 그걸 방치하는 것도 말이 안 되죠. 그래서 기후위기가 불평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거예요. 기후위기를 막으면서 동시에 불평등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죠.

 

우리가 집에서 에어컨을 끄면 조금 도움이 될까요?

2015년에 파리협정을 체결하면서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7%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어요. 37%를 줄이는 게 아니라 37%로 말이죠. 그런데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은 거의 80% 이상이 전력 생산에서 나와요. 에어컨을 꺼봤자 남는 전기만 버려지는 거예요. 전력 생산을 건드리지 않고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죠. 그런데 삼척에 화력발전소를 짓는다고 하는 게 참 안타까워요. 석탄 대신 천연가스(LNG)를 쓰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천연가스가 이름은 예뻐도 온실가스를 내뿜어요. 그나마 석탄보다는 절반이나 덜 내뿜는 유일한 대안이니 완전히 없앨 순 없겠지만 장기적으론 천연가스도 줄여 나가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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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원전 재건설 운동도 했던 거네요

그렇죠. 태양열이나 풍력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의 비중을 늘려 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저는 무엇보다 화력발전소 가동을 멈추는 게 더 시급하다고 생각해요. 전력 생산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40%만 줄여도 우리나라가 파리 협정에서 약속한 온실가스 절감을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거든요. 2030년이 정말 머지 않았어요.


청년 정치인으로서 앞으로의 목표를 듣고 싶어요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기엔 국회의원이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직접 국회의원이 되든, 아니면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국회의원의 보좌관이나 비서관이 돼서 하고 싶은 얘기를 갖고 정부를 압박하거나 설득해야죠.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기후위기나 페미니즘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워요. 근거가 될 법률도 국회의원이 제정하고 있고요. 그래서 최우선 목표를 국회의원으로 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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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위선희’로서 지켜 나가고 싶은 원칙이 있을까요?

객관성을 잃지 않는 것, 언제나 사람과 대화하는 것. 그렇게 온실가스를 줄이고, 페미니즘을 보편화시켜야죠. 노무현 대통령의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 ‘어떻게 사람의 신념이 이렇게 확고할 수 있을까?’였어요. 사람이 살면서 달콤한 유혹들을 계속 받을 텐데 그걸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올까 싶었더니 원칙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원칙을 잃지 않는 정치인이 되려고 해요.


 

 “민주주의 정치에서 진보다 보수다 중도다 하는 노선도 매우 중요한 가치지만 그 가치의 상위에 원칙이란 가치가 있습니다. 게임의 규칙을 지킬 수 있는 원칙을 존중할 때 비로소 민주주의 정치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2007.03.20. 국무회의 중 발언)

 


마지막 질문이에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책을 한 권 추천해준다면?

정당 정치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데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라는 책이에요. 故 노회찬 의원의 책인데 진보 정당에 찾아오는 위기, 그리고 그 원인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진보의 세속화 전략, 운동권 진보 탈피에 대한 수많은 고민이 담겨 있는데 저는 이 책이 실전 정치에 뛰어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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