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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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을 놀이로 두지 않기 위해
노무현재단 온라인 혐오 대응 9개월
올해 5월 23일 오후 5시 23분에 시작하는 공연이 있었습니다. 티켓값은 5만 2,300원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17주기, 그날 그 시각에 맞춘 숫자였습니다. 무대에서 부를 곡에는 고인을 모욕하고 여성과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가사가 담겨 있었습니다.
재단은 5월 18일 주최 측에 공연 취소를 요구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공연은 다음 날 취소됐습니다. 당사자는 활동명을 바꾸고, 음원을 내리고, 그 곡을 다시 부르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6월 말 재단이 음원 플랫폼에 직접 삭제를 요청했고, 8월이 되어서야 국내 주요 플랫폼에서 음원이 모두 내려갔습니다. 해외 플랫폼에 남은 음원은 지금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때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 구단의 공식 유튜브 영상에 고인을 비하하는 자막이 실린 일도 있었습니다. 재단은 구단에 공문을 보내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고, 부산 지역 회원들이 구단을 직접 찾아가 항의했습니다. 이런 일이 유난히 눈에 띄었을 뿐, 고인을 향한 조롱은 매일 온라인 어딘가에 올라옵니다.
재단은 올해 1월부터 AI 모니터링으로 주요 커뮤니티와 SNS를 살펴 왔습니다. AI가 먼저 걸러 낸 게시물을 사람이 다시 읽고 확인한 다음 플랫폼에 삭제를 요청합니다. 9월 말까지 그렇게 삭제를 요청한 게시물이 5만 3,905건입니다. 시민들이 시민제보페이지로 직접 알려 온 제보도 2,025건에 이릅니다. 그중 실제로 지워진 것은 1만 1,343건, 다섯 건 중 한 건꼴입니다. 신고가 허위 신고로 처리되거나 신고한 계정이 오히려 제한되는 일도 겪었습니다. 지울지 말지는 결국 플랫폼이 정합니다. 하나씩 지워 달라고 요청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공적인 판단을 구했습니다.
7월, 고인을 조롱하는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어 온 계정 11개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했습니다. 9월 22일 위원회는 위원 전원 일치로 접속차단을 결정했습니다. 심의에서는 재단이 제출한 판단 기준도 함께 논의됐습니다. 공적 사안과 관련이 있는지, 내용이 얼마나 심한지, 반복해서 퍼지는지, 공론장을 해치는지를 따지는 기준으로, 5월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현정 교수가 발제한 내용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비슷한 계정에 대한 심의 신청은 이어질 계획입니다.
제도를 보완하는 일에도 나섰습니다. 7월 7일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됐습니다. 재단은 그 전인 5월 6일 국회의원실 다섯 곳과 함께 전문가 간담회를 열어 입법 과제를 짚었습니다. 5월과 6월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를 찾아가 현장에서 겪은 사례를 전했습니다. 6월 4일에는 온라인 혐오 규제 법안 발의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공동 주최했습니다. 같은 달에는 시행령 개정령안에 의견서를 내, 하루 이용자 100만 명이라는 기준으로는 혐오가 몰리는 중소 커뮤니티가 규제 밖에 남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법이 시행되던 날에는 5·18기념재단, 제주4·3평화재단, 4·16재단과 함께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시민 누구나 혐오 표현을 신고할 수 있게 된 만큼, 플랫폼별 신고 방법도 정리해 알리기도 했습니다.
3월에는 시민 공모전 '콘텐츠랩'을 열었습니다.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영상과 이미지 137편이 모였고, 만든 이들도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했습니다. 18팀의 수상작은 재단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유튜브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재단은 삭제 요청이 실제 삭제로 이어지도록 대응 체계를 정비하겠습니다.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삭제 요청에서 그치지 않고 심의 신청 등 다각도 대응을 이어 가겠습니다.
플랫폼이 혐오 콘텐츠에 책임 있게 대응하도록 제도 개선도 요구하겠습니다.
온라인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게시물을 발견하시면 시민제보페이지로 알려 주세요.
사람사는세상의 가치를 지키는 길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